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마게도냐 환상을 쫓아서 (1)

관리자3 0 7,819 2015.11.03 11:19

마게도냐 환상을 쫓아서 (1)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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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 수도원의 부원장이자 성경공부 선생인 김에스더 목사는 같은 대학 동기로 학창 시절 비슷한 때 주님을 만났다.

 

70년대 초니까 벌써 사십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, 주님의 크신 은총 속에 각기 주님의 양들을 목양하는 특권과 사명을 받아 지금까지 섬기고 있음을 인하여 주님께 감사드린다. 그 시절, 세계지도를 펴 놓고, 발음도 잘 안 되는 나라들을 일일이 불러가며 우리를 보내주소서!” 목청 높여 기도했던 것이 기억도 새로운데, 돌이켜 보면 내가 일 년에 반을 비행기에서 또 여러 나라 선교지에서 보내는 삶을 사는 것도 다 그때 같이 드린 기도를 주님께서 신실하게 응답해 주셨음을 깨닫고 주님께 감사하며 찬양드린다.

 

그러면 지금부터, 그동안 주님께서 이끌어 오신 선교 사역 중 한 나라를 들어 이야기함으로써, 왜 이 글의 제목이 마게도냐 환상을 쫓아서인가 나누고자 한다.

 

수년 전 어느 날 “Baroness Cox’란 제목의 한 책을 선물로 받았다. 영국 Cambridge 대학에서 있었던 한 Christian conference를 주재하고 온 내 제자 중 한 형제가 저자에게 부탁해서 사인까지 받아온 책이었다. 그 당시 그녀는 칠십이 넘은 간호사였는데, 전 세계 오지와 최극빈국들만 다니며 의술을 통한 선교와 더불어 그들의 정치적인 압박까지 해결해 주고자 분투하는 투사로서, conference의 강사들 중 하나였고, 그 모든 업적 때문에 영국 정부로부터 남작부인이라는 칭호까지 얻게 된 여성이었다.

 

나도 남들이 잘 안가는 오지와 최극빈 지역들을 해당 당국의 눈을 피해가며 선교하던 때였기 때문에, 그리고 같은 여성 사역자로 비슷한 열정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 그 형제가 우리 둘이 연결되면 좋겠다고 생각해 책을 그 자리에서 사서 내 이름을 쓰게 하고 사인을 받아오게 된 것이다.

 

그런데 보통 나는 책을 잘 안 읽는 편이다. 평소에 성경과 사람들 읽기에도 시간이 태부족이다라고 말할 정도로, 사실, 하루하루 24시간의 제한된 시간 속에서 좀체 책을 읽고 뭘 보고 할 시간을 내는 게 그렇게 쉽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. 그래서 내가 좀 무식한 건 사실이다. 소위 activist들이 무식하다는 뜻은 아니지만, 나는 좀 그렇다고 할 수 있다. 그래도 내가 뭘 아는 체하고 떠들고 다니는 건 순전히 주께서 주신 남다른 기억력 덕분이다.

 

가끔 내게 기이한 일이 일어나는데, 그 중 하나가 바로 이 책을 대충 읽게 되었다는 것이다. 그것도 받는 즉시 읽었다는 게 아니고, 평소에 하던 대로 어디에 밀어 두었다가, 몇 달 후 우연찮게집어서 읽게 되었는데, 아마도 개인적으로 내 이름까지 써 줘서 미안한 맘이 있었는지도 모르겠다. 그녀에 대한 전기 형식으로 쓰인 이 책은, 그녀가 얼마나 남들이 안 가는 또 안 돌보는 나라들과 지역들만을 골라 다니며, 열정적으로 헌신하고 있는가하는 많은 스토리들을 담고 있었다. 그 중 한 나라, 그 때까지 듣도 보도 못한 나라, 이런 나라가 있었나?

 

이 나라의 스토리는 그 책 중에서도 가장 짧은 스토리였다. 중국이라든가 아프리카의 수단이라든가 소위 큰 나라들에 관한 그녀의 사역 얘기는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지만, 이 나라에 관해서는 어느 한 구석에 그것도 그 나라의 위치를 알리는 지도까지 포함해서 서너 페이지에 불과했다. 그런데 그 책을 손에서 놓았을 때, 기도할 때마다 그 나라가 떠올랐고, 보통 때도 자꾸 생각이 났다. 어인 일인고? 우리 교회가 그 동안 중국 일본 중앙아시아 등에 교회를 세우며 선교한 지가 이십여 년으로 꽤 오래 되었고, 그때 또 다른 나라를 개척할 의무나 비전도 없던 터라 그 나라에 대한 생각이나 심지어 기도 가운데서도 자꾸 떠오르는 일들을 그냥 지나치게 두든가 또는 그냥 누르고 있었다. 그러나 그러면 그럴수록 가시지 않고 계속 다가오는 것이었다. 한참 동안 시달리다가어느 날 이런 생각이 들었다. ‘주께로부터 온 부담이 아닐까? 왜 이리도 끈덕지게 괴롭히시나?’ 마게도냐 환상? 우리 교회는 이미 기존의 선교 사역들이 있는데 지금 그 나라를 가라고 하시는가? 그렇다면 2천 년 전 사도바울처럼 선교 전략을 바꿔 주께서 보여 주시는 나라로 방향을 틀어야 하는가?’

 

그리하여, 그 책을 읽은 지 한 십 개월 후 더 이상 안 되겠다 싶어 일단 가보자고 마음먹었고, 또 온 교회가 같이 기도하며 답사 여행을 결정하게 되었다. ‘정탐꾼들은 나까지 포함해 다섯 명, 중앙아시아 U국과 K국 일선에서 벌써 이십년 가까이 선교하고 있던 한 형제 부부, 서울 교회 담당 형제, 그리고 보스턴 교회 의사 형제, 이렇게 우리 다섯은 드디어 그 나라로 향하게 된 것이다.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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그렇지만, 보스턴에서 싱가포르와 오스트레일리아를 거쳐 하루도 더 걸리는 이 지구 끝에 있는 나라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 계속 생각은 이어졌다. 이 세계 최극빈국 중에서도 최극빈, 그러니까 UN이 발표한 경제 수준만을 따진 국가 경쟁력 중 끝에서 두 번째인 나라, 그리고 그 책에서 읽은 대로, 인도네시아로부터 독립해 전 세계에서 가장 최근에 생긴 신생 독립국, 무엇보다 오사마 빈 라덴이 공격해서 무슬림 나라로 만들려고 노리는 나라(거대한 무슬림 나라 인도네시아의 제일 동쪽 섬에서도 또 반쪽인 동쪽나라고 400여년 포르투갈 식민지 시대를 거쳐 소위 가톨릭국가), 실로 열강들이 입맛을 다시며 차지하려고 넘실대던 풍전등화와도 같았던 이조 말엽의 우리나라의 운명과도 같은, 이 위험하고도 불쌍한 나라, 또한 독립 전쟁이 금방 끝나서 문자 그대로 헐벗고 굶주린 아주 아주 작은 이 나라. ‘과연 우리같이 믿음도 헌신도 부족한 교회가 어찌 감당할 것이며, 덥석 믿음을 발휘하여 선교하기로 결정해서 들어갔다가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뭔 일 나면 누가 뒷감당을 할 것인가 하는 두려움 속에 계속 주께 여쭈어 보았다. 왜 우리를 이 나라에 가 보게 하십니까? 무엇을 보기 원하세요? 그리고 무엇을 하기 원하세요? 당신 뜻이라면 어떤 모양으로라도 확신을 주시기 원합니다. 그러나 거기 가서 직접 답사하고 확인하기 전까지는 답을 안 주시는 듯하였다.

 

그 나라로 가는 마지막 코스로, 비행기는 오스트레일리아 최북단 도시 Darwin(Charles Darwin의 배가 한때 기착했다하여 이름 붙여진)을 떠나 한 시간 쯤 달리고 있었다. 그때 착륙 15분 정도를 남기고, 갑자기 말씀 한 구절이 또렷이 다가와서 꽂히는 것이었다. 너무 뚜렷하게 시편 84:10 말씀! 이미 따로 외우고 또 자주 설교나 성경공부에 인용하던 그 구절이 왜 그동안 생각나지 않았을까 의아스러울 정도로 이 말씀은 착륙 때까지 크게 내 맘에 울려 퍼졌다. “주의 궁정에서의 한 날이 다른 곳에서의 천 날 보다 나은즉 악인의 장막에 거하는 것보다 내 하나님의 문지기로 있는 것이 좋사오니.” 기가 막힌 기도응답이라 아니할 수 없다. 이런 나라가 주의 궁정이라니 나의 믿음 없음, 계산함, 두려움 등을 일시에 격파하는 주님의 음성임에 틀림없었다. 그것도 그 최고로 가난한 나라에 내려 돌아다니다, 미국생활 수십 년에 쩐 그 기준과 상식으로, 여기는 우리가 감당 못할 나라라고 판단할 수도 있는 우리를 너무도 잘 아시는 주님께서, 미리 인 쳐주신 게 분명하다. 믿음보다는 보는 대로 판단할 가능성이 아주 높은 우리들의 수준을 너무 잘 아시기에 아예 착륙 직전에 급하게 말씀해 주신 것이라 믿어졌다.    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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